
월급날이 되면 마음이 잠깐은 편안해집니다.
‘그래도 이번 달도 버틸 수 있겠구나’ 싶은 안도감이 들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마음은 며칠을 넘기지 못합니다.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돈은 점점 많아지는데, 월급은 몇 년째 그대로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줄어든 것도 아니고, 매달 똑같이 들어옵니다. 그런데 생활은 왜 이리 빠듯할까요?
고정지출이 늘어나는 구조,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
어느 순간부터 월급은 건드릴 수 없는 '정액'이 되었습니다.
통신비, 보험료, 정기구독, 각종 정기 결제들이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자동으로 빠져나갑니다.
‘이건 꼭 필요한 거니까’라고 생각하며 묵인해왔는데, 그게 쌓이니 월급의 50% 이상이 ‘고정비’로 사라지는 구조가 되어 있더군요.
고정지출은 천천히, 눈에 띄지 않게 늘어납니다.
한 번 늘어난 고정비는 줄이기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는 보지 않아도 해지하지 않고, 보험료는 변경이 귀찮아서 유지됩니다.
한 달이 시작되기도 전에 ‘쓸 수 있는 돈’은 이미 확 줄어 있는 셈입니다.
체감 물가 상승이 지갑을 압박한다
통계청에서는 ‘물가 상승률이 안정세’라고 발표해도, 체감 물가는 다릅니다.
예를 들어, 점심값은 8,000원에서 11,000원으로, 커피는 3,0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랐습니다.
내 월급은 그대로인데, 지출 항목당 단가가 이렇게 올랐다면 실질소득은 사실상 감소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주말 외식 한 번 하면 예전보다 2만 원 이상 더 나옵니다.
마트 장보기 한 번에 10만 원이 깨지는 건 기본이 됐죠.
그런데도 지갑은 이전처럼 얇고, 월급은 그대로입니다.
“줄일 수 없는 지출”이라는 환상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말합니다.
“돈을 아끼는 건 결국 본인의 의지 문제야.” 하지만 요즘 시대엔 ‘의지’만으로 줄일 수 없는 지출이 너무 많습니다.
- 교통비: 대중교통 요금 인상
- 식비: 외식 가격 상승 + 도시락 물가도 동반 상승
- 에너지비: 전기, 가스요금 인상
- 사회적 비용: 회식, 모임, 경조사 등 줄이기 어려운 인간관계 소비
이 모든 걸 줄이기란 현실적으로 어렵고, 자칫하면 삶의 질 자체가 무너집니다.
나도 모르게 가난해지는 이유
어느 순간부터 저는 “돈을 쓰지도 않았는데 통장 잔고가 줄어 있다”는 착각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분석해보면, 그건 착각이 아닙니다.
저는 진짜로 쓰지도 않았고, 남들보다 낭비하지도 않았는데 단지 사회 전체의 소비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에 돈이 줄어든 겁니다.
즉, 저는 멀쩡하게 살고 있지만, 시스템이 나를 가난하게 만드는 구조 속에 있는 거죠.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저는 최근, 무작정 아끼기보다 내 지출 구조를 분석하고 재편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1. ‘의무 지출’과 ‘선택 지출’ 구분하기
- 통신비, 보험료, 정기구독을 전부 리스트업해서 ‘꼭 필요한가?’ 다시 묻기 시작했습니다.
- 실제로 1~2만 원씩 줄여도, 월 10만 원 이상 절약 가능했어요.
2. 월급의 가용 지출 범위 설정
- 고정 지출 제외 후 남는 돈만 ‘쓸 수 있는 돈’으로 인식
- 월급 전체를 내 돈이라고 착각하지 않기
3. 체감물가에 적응하지 말고 저항하기
- 비싸서 못 사는 게 아니라, 나에게 맞지 않는 소비라 생각함
- ‘당연히 사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훈련 중입니다
마치며
“내 월급은 그대로인데, 지출은 왜 두 배가 됐을까?” 그 질문에는 복잡한 경제 용어나 지표보다,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과 감정이 더 정확한 답을 해줍니다.
단지 덜 쓰는 게 아니라, 덜 빼앗기는 구조로 바꾸는 것. 그게 지금 우리가 진짜로 해야 할 경제 공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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